기업의 연구팀에서 인턴으로 일할 당시 머신러닝 알고리즘 연구 및 데이터 처리 업무 위주로 맡았는데 당시 엔지니어링의 길이란 그렇게 험악해 보일 수가 없었더랬다. 머신러닝 모델을 개발하는 일도 지금보다 훨씬 복잡했었으나 모델을 서빙하는 것은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저쪽은 쳐다도 보면 안되겠다 생각했다. 그런 학계 연구자 입장에서, <온디바이스 AI>는 마치 어플리케이션 엔지니어링을 놀이처럼 구경시켜준 책이었다. 아무리 변화가 빠른 AI 업계라고 해도 몇년만에 서빙하는 일이 이렇게나 재밌어보일 수 있게 간단해졌다니 왠지모를 용기를 얻었다 해야하나.
책에서는 먼저 인공지능의 이론에 대해 간단하게 이야기하고, 온디바이스란 무엇이며 그것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한다. 가령, 네트워크의 지연이 없이 빠르게 처리되어야 하거나 개인정보 보호가 중요한 딥러닝 서비스인 경우 온디바이스, 즉 모바일에 탑재하여 로컬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반면 모델이 아주 복잡하고 계산량이 많을 경우 서버에 배포하여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구현 방식에 대해서는 TFLite 위주의 예제를 다루며,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해볼 수 있도록 스샷을 많이 첨부하고 있다. 비전 모델과 언어 모델을 블랙박스 모델처럼 간단히 가져오기만 해서 사용하는 방법과, 각각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어떻게 구현하는지 빼먹지 않고 모두 설명한다. 또한 데이터 포맷 변환과 같은 엔지니어링 심화 과정도 곳곳에서 담고 있다.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은 독자는 두 부류다. 첫째, 머신러닝을 모르지만 딥러닝을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해보고자 하는 모바일 개발자. 둘째, 딥러닝 이론은 잘 알지만 어플리케이션 서빙에는 무지한 연구자. 전자라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의 기초적인 이론에 대해 부담없이 공부해 보고 모바일 서비스에 큰 어려움 없이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후자라면 어플리케이션 및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내가 만드는 모델이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상세하게 구경해볼 수 있다. 튜토리얼의 느낌을 물씬 풍기는 서적인만큼, 스텝 바이 스텝 따라 만들어보며 공부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더욱 추천한다. 가이드를 따라하기보다 스스로 만져보며 파고드는 스타일이라면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